시간과 영원 그리고 수학과 삼위일체에 대한 최정호의 시론(試論)

최정호, <신학시론> 형람서원, 2026

‘시간철학자’, 쉽게 접할 수 없는 호칭이다. 최정호 목사는 이스탄불한인교회를 목회하고 은퇴한 선교사이며 목사이다. 그는 은퇴한 뒤 영원과 시간을 둘러싼 여러 담론을 저술로 펴냈다. 그러한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시간철학자’라는 호칭이 생겨난 것 같다. 본래 그는 어려운 기하학 개념도 자연스럽게 풀어 설명하는 사역자였다. 그는 기하학을 베이스캠프 세우기와 땅따먹기(옛날 아이들이 마당에서 놀던)라고 표현했다.​

 

그가 오랫동안 사역한 이스탄불은 인류 문화사의 여러 지층이 겹겹이 쌓인 도시이다. 동양과 서양, 기독교와 이슬람, 고대와 현대가 한 공간에서 만나고 충돌한다. 이스탄불의 옛 도시 콘스탄티노플은 한때 세계의 중심, 곧 옴파로스였다. 그러나 콘스탄티노플을 정복한 뒤 세워진 이스탄불은 더 이상 세계의 중심이 아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세계의 옴파로스가 되고 싶어 하는 도시처럼 보인다. 어쩌면 이러한 도시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경험이 그로 하여금 영원과 시간, 공간과 역사를 함께 사유하도록 이끌었는지도 모른다.

 

​최정호는 그 공간을 떠나 대한민국으로 돌아온 뒤, 공간이 아닌 시간을 연구하는 ‘시간철학자’가 되었다. 그는 시간신학자라기보다 시간철학자이다. 그러나 그의 철학은 신학을 떠난 사유가 아니다. 그는 철학의 언어로 시간과 영원을 사유하면서도, 그 안에서 끊임없이 신학 담론을 길어 올리는 사유가이다. 그의 탁월성과 새롭게 도전하는 개척자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과거 한국 교회 초기 번역 시대에 번역가로서 활동했던 언어 능력이 있었다. 우리가 보았던 많은 번역물 중에서 최정호 목사의 번역이 의외로 많다. 그런 번역과 교수 활동 중에 선교활동을 했고, 선교 사역을 마치고 돌아와서는 일반적인 신학 프레임에서 상상하거나 접근할 수 없는 사유, 시간과 공간에서 바라보는 신학 컨텐츠를 취급한다.

 

​그래서 최정호는 자기 사유 체계를 ‘시론(試論, Testology)’이라고 한다. 규정된 사역을 은퇴한 사역자가 제시하는 ‘시론’은 후진들에게 매우 좋은 사유의 소스가 된다. 규범에 묶인 사역 현장에서는 쉽게 도전하거나 사유하기 어려운 문제를 새롭게 제안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스스로 그것을 완결된 이론이 아니라 시론이라고 밝힘으로써, 독자에게 강요하기보다 하나의 푸시(push)와 자극(intellectual stimulus)을 제공한다. 이러한 새로운 자극은 후진들의 사유를 움직이는 촉매가 되고, 새로운 연구를 시작하게 하는 좋은 에너지가 될 것이다.

​기독교 시간철학자인 저자는 수학과 신학에 대한 이해를 통합하여 400여 쪽에 이르는 『신학시론』을 펴냈다. 『신학시론』은 "약인과 속전", "메타 수학과 삼위일체론", 두 편의 에세이로 구성했다. 그는 『신학시론』이 "통찰과 성찰의 공간"이 될 것이라 부제를 달았다.

 

​최정호의 시험(testing)은 개혁신학의 구원협약을 약인(約因, consideration)이라는 개념으로 재구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예정론과 언약 이해를 새롭게 구상하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관계 안에서 속전(贖錢)을 연구하여 구속을 새롭게 이해하려고 시도했다. 그의 이론이 새롭다는 것은 단지 기존 교리와 다르다는 뜻이 아니다. 기존 이해를 다시 검토하며 성경에 더욱 가까이 다가서려는 시도이다.

 

​최정호는 계약법 용어인 약인(約因, consideration)을 구원협약에 적용한다. 그의 설명에서 약인은 A가 B에게 일방적으로 부과하는 속전이다. 곧 채권자인 아버지가 채무자인 아들과 맺은 인간 구원을 위한 계약이며, 동시에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 이루어진 합의이다. 최정호는 이러한 약인 개념을 통해 예정과 언약, 속전과 구속의 관계를 새롭게 구성하려고 한다. 약인(約因, consideration)은 계약에서 상대방에게 제공하는 금전이나 가치이다. 그러나 최정호가 말하는 약인은 일반 계약법의 용어를 삼위일체론 안으로 가져와 새롭게 구성한 개념이다. 그에게 약인은 삼위일체 하나님의 자기 원인이며, 속전은 그 자기 원인이 구원의 역사 속에서 맺은 결과이다. 이것이 약인과 속전의 관계에 관한 저자의 결론이다.

그의 "메타수학과 삼위일체론"(Metamathematics and Trinity Studies)은 정말로 파격적인 시험이다. 먼저 눈에 띄는 것은 Already–Still–Yet 구조이다. 그는 이미와 아직 아니(already not yet)이란 전형적인 구도에서 still yet으로 시간 이해 전환을 제시했다. ‘이미’와 ‘아직 아니’가 성취와 미완성 사이의 긴장을 강조한다면, ‘여전히’와 ‘장차’는 현재 안에서 지속되는 실재와 앞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을 함께 드러낸다. 그의 시간철학은 바로 이 지속과 도래 사이에서 전개된다. 그는 삼위일체 이해를 위해서 시간과 공간 이해가 합당해야 하고, 그 시간 이해는 영원과 연결되는 구도(영원과 시간 관계)로 이어진다.

 

​『신학시론』을 독자들은 시간 철학자인 저자의 이 글을 읽게 되면 상상할 수 없는 세계를 통과해서 보다 선명한 신학으로 혹은 보다 더 새로운 시론으로 이어질 것이다. 그의 저서는 형람서원을 통해서 유통되지 않은 구도로 출간되었다. 최정호의 도서를 구입하려면 저자에게 직접 문의해서 구입할 수 있고, 강의와 카페 토론을 즐겁게 환영한다.

 

​저자 최정호 010 - 9373 - 6872

 

작성 2026.07.22 15:16 수정 2026.07.22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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