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쿠신칸(拓真館)
홋카이도는 여름이나 겨울 어느 계절에 가도 매력적인 여행지이다. 여름에는 20도를 살짝 넘고 습도가 높지 않아 가을 날씨 같다. 그리고 겨울에는 눈이 많이 내려서 무릎이 푹푹 들어갈 만큼 쌓인다. 그리고 작은 길들은 끊길 수 있지만 대로에 전차가 다녀서 눈 구경을 하기 힘든 남쪽 지방 사람들에게 매력적인 여행지이다.
홋카이도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만큼 대중교통이 그다지 편하지는 않다. 기차가 구석구석 잘 놓여 있기는 하지만 언덕이 많은 비에이 지방에서 기차가 가지 않는 곳이 많고, 버스도 잘 다니지 않는다. 그런데 그런 곳 중에 아름다운 풍경이 많다. 다행히 역에서 출발하는 관광지를 한 바퀴 도는 버스가 있다. 관광지 순환 버스는 노선이 몇 가지가 있고, 다 매력적인 관광지가 포함되어 있다. 선택이 쉽지 않았지만 미술관을 좋아해서 사진 갤러리가 포함된 관광버스 노선을 선택했다. 마에다 신조도 몰랐고 어떤 전시 공간인 줄 몰랐지만 결과적으로 좋은 작가를 알게 되어 좋았다.
일본 여행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이유는 차가 없어도 웬만한 곳을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기차가 구석구석 다닌다. 그리고 기차가 가지 못하는 곳은 기차역에서 바로 버스를 타고 이동할 수 있다. 기차역 앞마당 같은 곳에 노선에 따라 버스정류장이 있고 기차역에서 버스정류장까지는 비를 맞지 않도록 배려하고 있다. 그리고 대부분 기차 도착 시간에 맞춰 버스를 배정한 경우가 많다. 사소해 보이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을 배려했다는 게 느껴지는 것들이 많다.
역에서 출발한 버스는 여기저기 아름다운 풍경을 지나 타쿠신칸에 내려준다. 타쿠신칸은 건물 자체도 아름답지만 주변에 자작나무숲을 비롯한 나무들도 아름답다. 그러나 정해진 일정에 따라 움직이는 관광버스를 탔기에 마음껏 구경을 하지 못했다. 조금 더 여유 있게 자작나무 숲도 한 바퀴 돌고 사진 작품도 마음에 더 담고 왔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그 아쉬움과 함께 마에다 신조 사진 작품이 아주 마음에 들어서 마침 할인 중인 四季百景(사계백경, Shiki hyakkei) 사진집을 하나 사왔다. 일본의 사계를 모두 담은 책으로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로 구성되어 있다. 어느 것 하나 눈을 사로잡지 않는 풍경이 없다.
하지만 가장 인상적인 사진은 책 맨 뒤에 사진을 찍는 작가의 모습이다. 피사체를 응시하고 있는 그의 눈은 강렬하다. 조금 강하게 말하면 사냥감을 응시하는 사자나 호랑이가 떠오를 정도이다. 사진은 빛의 예술이라 부르기도 하고 순간을 잘 포착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가 보는 멋진 사진 한 장을 위해 사진작가들이 얼마나 많은 시간을 쓰는지 우리는 잘 알지 못한다.
책 뒤 설명에 따르면 마에다 신조는 회사원 생활을 17년 정도 하고 사진가가 되었다. 그리고 일본 전역을 돌며 사진을 많이 찍었고 사진첩도 꽤 많이 냈다. 여러 상도 많이 받았던 유명한 풍경사진가이다.
유럽 풍경 같은 비에이에 매료된 마에다 신조는 원래 소학교였던 건물을 자신의 사진 작업을 하는 곳으로 바꾸었고 사후 그를 기리는 사진 갤러리가 되었다.
그의 일생을 훑어가다 보면 우리나라에도 비슷하게 연상되는 사진작가가 한 분 있다. 그 분 이야기는 다음 연재에 이야기해 보려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