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가족 성당의 기둥, 과일이 매달려 있는 기둥 -약산 소식지 허예주 기자(무단도용 금지)
1925년 가우디가 사망했고 올해 100주년을 맞아 여러 행사가 있다. 뉴스에서 스페인 정부는 내년까지 성가족 성당(Sagrada Familia)를 완성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성가족 성당은 가우디가 31살부터 사망할 때 계속 매달렸던 작품이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던 가우디는 신실한 마음으로 자신의 신앙을 담아 평생 이 성당을 짓는 데 참여했고 마지막 10년은 이 성당 짓는 데만 매달렸다.
교회는 신이 머무르는 곳으로 기도하는 장소이다.
-출처: 가우디 공간의 환상 (안토니 가우디 지음)
성가족 성당 설명 처음 시작하는 말이다. 성가족 성당을 의뢰한 사람에게 자신의 구상을 설명할 때 한 첫마디이기도 하다. 유럽 여행을 다니면 교회든 성당이든 하나쯤은 보게 되어 있다. 오래되고 규모가 큰 성당에 들어가도 루터 이후 만든 장식 없는 교회에 들어가도 신성한 느낌이 있다. 뭐라 표현해야 정확할지 어렵지만, 기도하게 만든다. 종교가 없는 나도 조용히 앉아서 속세가 아닌 곳에 있는 것 같다.
조용히 나와 대화하고, 신이 있을 거라 믿고 조용히 기도한다. 중세가 끝나고 계몽의 시대를 지나도 신을 믿는 사람은 존재한다. 요즘은 유럽에 기독교 수가 줄고 있다고 하고, 많은 성당은 문화재가 되고 있다. 어떤 경우는 영국 여행할 때 본 것인데 멋진 성당 건물이 이슬람 종교 시설이 되어 버렸다. 처음에 당황해서 잘못 본 것인가 했는데, 건물은 성당인데 이름은 이슬람 사원이었다.
갑자기 사고로 가우디가 사망하고 이 성당은 많은 건축가에 의해 계속 지어져 왔다. 그 과정에서 원래 뜻을 살리지 못한다거나 공사 시간이 너무 길다거나 말들은 계속 있어 왔다. 그러나 어쨌든 완공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한다.
바르셀로나를 방문하는 많은 관광객은 가우디의 작품 하나는 당연히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니면 나처럼 아예 가우디 건축이 실제로 보고 싶어서 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성가족성당 외에도 까사 바트료(Casa Batlló), 까사 밀라(Casa Milà), 구엘 공원 등 바르셀로나에 가우디가 지은 건축물이 많다. 하지만 대부분 유료이고 가격이 만만치 않다. 나처럼 가난한 여행자는 잘 선택해서 봐야 한다.
가기 전 책도 보고 다큐도 보면서 보고 싶은 몇 가지를 선택했고 가서 입장료를 보고 세 개만 선택해서 보았다. 그중 하나가 성가족성당이다.
내가 알기로 가우디는 자연을 건축에 담는 건축가이다. 그의 건물 안에는 나무도 있고 꽃도 있고 그러한 자연을 상징적으로 표현해서 건물에 쓴다. 기둥에는 꽃이 피고 잎이 매달린다. 건물 안에 있어도 자연 속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살리고 싶어 하는 건축가이다.
가우디가 태어난 레우스 지역도 그가 활동한 바르셀로나도 카탈루냐(Cataluna) 지방이다. 스페인은 많은 유럽 나라들이 그렇듯 과거 여러 왕국이 합쳐진 국가이다. 카탈루냐 지방은 그들만의 언어가 있고 문화적 자부심도 강하다. 성가족 성당을 의뢰한 호세 마리아 보카베리야(Josep Maria Bocabella i Verdaguer)도 카탈루냐인이다.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은 바르셀로나와 마드리드 사이의 격렬한 경기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축구 또한 그들이 가진 정체성에 대한 자부심이다. ‘모노클(Monocle)’이라는 잡지에서 카탈루냐 독립운동이 아직도 이루어지고 있다는 주제로 기사가 나온 적 있다. 한 국가로 살아가고 있지만, 스페인 내에는 카탈루냐도 바스크도 또 남쪽 안달루시아도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민족이 살아가고 있다.
여행을 갈 때 유명한 것을 요약해서 볼 수도 있고 보고 싶은 것을 찾아 돌아다닐 수 있다. 바쁜 직장 생활과 가성비로 안내인을 고용해서 핵심만 보고 오면 알차다. 보고 싶은 것을 찾아 돌아다니면 헤맬 수도 있고 그러다 체력과 시간을 낭비할 수도 있다. 그러나 가끔 헤매다 보면 의외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다. 아기자기한 선물 가게를 찾을 수도 있고 맛있는 카페를 발견할 수도 있다. 짧은 일정에 바쁘게 관광해야 하는 이들에게 권하기 어렵다. 하지만, 가끔은 목적지를 향해 제일 빠른 길로 가기보다 방향만 놓치지 않고 발길 닿는 대로 걸어보는 것도 재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