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태준을 잘 설명하는 문구 -약산소식지 허예주 기자
의열단장 김원봉 고향 밀양에 의열기념관과 의열체험관으로 의열단원을 기리고 있다. 동양척식회사 및 조선식산은행에 폭탄을 투척한 나석주 의사와 부산경찰서 폭탄 투척 의거한 박재혁 의사를 기리는 곳은 따로 없다.
부산 동구에 박재혁 거리라고 안내판이 하나 걸려 있는데 아무것도 없다. 근처 미싱거리 만들면서 독립운동가 박재혁은 기리지 않는다. 길 이름을 만들었으면 최소 박재혁 의사가 한 독립 활동 안내 하나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느 블로그 분이 알려준 생가까지 주변을 샅샅이 둘러보았지만, 박재혁 의사와 관련된 어떠한 것도 발견하지 못했다.
의열단원 중 대암 이태준은 자신만의 기념관을 갖고 있다. 함안 구역사 근처 공원과 함께 이태준 의사를 기리는 장소가 있다. 작가 상허 이태준과 동명이인이다.
대암 이태준은 의열단과 폭탄 기술자 마자르를 연결하는 큰일을 했다. 독립운동 관련 글을 읽다 보면 거사를 앞두고 마땅한 무기를 구하지 못해 마음을 졸이거나 막상 거사했는데 무기가 불량이라 아까운 목숨만 잃은 이야기가 많다.
의열단원들도 비슷한 일이 많았고 의사였던 이태준은 자신의 운전수이자 폭탄 제조가인 헝가리인 마자르를 통해 질이 괜찮은 폭탄을 제공할 수 있었다. 의사였던 이태준은 몽골인들의 7, 8할이 감염되었던 화류병(花柳病)의 절멸에 지대한 공헌을 했고 그를 존경하는 몽골인이 많았다. 그래서 그를 제거하려는 음모를 알아챈 사람이 알려주기까지 했다. 당시 몽골은 러시아 백위파가 침범하여 폭압정치를 실시하는 중이었다.
러시아는 백위파와 볼셰비키가 권력을 두고 다투는 중이었고 볼셰비키는 연해주에서 활동하던 독립운동가에게 우호적이었으나 백위파는 달랐다. 그런 상황에서 러시아 백위파가 지배하는 몽골에서 활동하는 일은 위험한 일이었다. 그러나 이태준 의사는 의열단을 위해 돈과 무기를 전달하고 마자르를 의열단장 김원봉에게 소개해야 한다는 사명으로 위험한 일을 감행했다. 그리고 백위파에게 붙잡혀 잔혹한 마지막을 맞았다.
독립운동가들의 마지막은 다 비장하다. 죽음을 알고도 그 길을 택하는 사람들이다. 인간이란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에리히 프롬(Erich Fromm)이 말한 ‘to have’와 ‘to be’를 시작으로 많은 서구 철학자가 말하는 ‘산다’의 의미를 생각하게 된다. 위대한 철학자들은 문학이나 실제 인물에서 예를 가져와 설명한다. 나는 한국인이니까 독립운동가와 그 대척점에 있는 부류의 사람들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사람은 주어진 조건대로 살 수 있다. 현실에 순응하고 개인의 안위를 추구하며 사는 방식이 있다. 그런 점에서 일제강점기 친일파들은 자기 정당화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니면 독립운동가들처럼 내 방식대로 표현하는 ‘살아내는’ 삶이 있다. 주어진 조건에 맞추기보다 질문하고 옳은 일을 위해 자기의 안위를 포기하고 인간답게 사는 사람들이 있다.
독립운동가의 최후 진술이나 유언을 보면 차라리 죽음을 택하겠다는 표현이 참 많다. 인간답지 않게 비굴하게 사느니 죽는 게 낫다는 것이다. 그래서 을사늑약 후 매천 황현을 비롯한 순국을 택한 선비들이 있는 것 같다. 아니면 죽을 각오로 의병 운동이나 독립운동에 뛰어드는 분들도 있다.
어느 선택을 하든 본인이 한 것이고 옳다고 생각하는 길을 가는 것이다. 이런 분들의 열정에 반해서 남의 나라 사람들도 우리의 독립운동을 도와주었을 거로 생각한다. 독립운동한다고 중국이나 러시아와 같이 남의 나라에서 한국인이 군사 훈련을 한다. 주권을 가진 나라라면 거절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많은 독립운동가의 독립을 향한 강한 의지가 결정권을 가진 이들의 마음을 움직였을 것이다. 그 대가로 많은 독립운동가가 중국과 러시아가 일본과 전투에 참여하고 희생되기도 했다.
이태준의 묘는 몽골에 있고 고향 함안은 그의 기념관을 짓고 그를 기리고 있다. 기차 노선이 바뀌며 쓰지 않게 된 군북역을 지역 독립운동가를 기린 장소로 바꾸었다. 전시 내용도 좋고 장애인에 대한 배려도 잘한 건축물이다. 함안군이 잘했다고 생각한다. 새로 기찻길을 놓으면서 폐역이나 폐기찻길이 많다. 일본처럼 관광 노선으로 만들 거나 아니면 함안군처럼 역사적 장소를 기리는 곳으로 만들면 좋을 것 같다. 우리가 기려야 할 독립운동가가 많다. 지자체에서 폐역을 이렇게 써보는 생각을 해 보면 좋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