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리가 절실한 김시현 독립운동가 생가, 약산 소식지 허예주 기자
광복 80주년 특별 여행기 마지막을 누구를 쓸지 고민하다가 김시현 선생님을 꼭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김시현 선생님은 대단한 독립운동을 했지만, 그 공적이 잊힌 비극의 독립운동가이다.
임시정부는 협치를 중요시했던 것 같다. 문제를 일으켜도 독립운동을 위해 모두를 품고 가고 싶어 했던 것 같다. 원래 임시정부는 대통령제가 아니라, 연합 정부였다. 대통령직에 욕심 있었던 이승만이 제멋대로 영어로 ‘president’로 번역해 대통령 행세를 한 것뿐이다.
이에 대해 백범 김구 선생님을 비롯한 온건파들은 부드럽게 상황을 넘기려 했으나, 단재 신채호 선생님과 석주 이상룡 선생님을 비롯한 독립운동가들은 상황을 정리하고 독립운동을 하곳 싶었던 것 같다.
이러한 상황은 해방 후도 별반 다를 바 없었던 것 같다. 해방 후 가장 중요한 과제였던 반민족자 처벌을 위한 ‘반민족특별위원회’를 이승만 마음대로 해산하고 독립운동가를 배신했을 때도 대부분 독립운동가는 문제를 원하지 않았다.
하지만 김시현 선생님은 달랐다. 거창 양민학살 사건과 국민방위군 사건 등 이승만 정부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것에 참지 못하고 암살을 계획했다. 그러나 부족한 자금과 준비로 총은 불발되었고 암살은 미수에 그쳤다. 실제 암살을 실행했던 류시태 선생님과 암살을 계획한 김시현 선생님은 사형을 선고받았으나 종신형으로 감형받는다.
당시 김시현 선생님의 나이는 70살, 류시태 선생님은 62세였다. 그리고 젊은 시절부터 그 나이까지 했던 독립운동 공적은 다 묻혀 버렸다. 김시현 선생님 생가를 보면 현재도 어떤 대접을 받는지 잘 알 수 있다. 도착하고 안내판을 찾지 못해 한참 주변을 맴돌았다. 다행히 이웃 주민분 도움으로 생가를 확인하고 안을 볼 수 있었다.
사진에 보듯 집은 그래도 누군가 관리하는 듯하지만, 수리할 곳이 여기저기 보인다. 경남 고성의 서비정보다는 훨씬 나은 상태지만 그냥 마음이 먹먹할 뿐이다.
메이지 대학 법학부를 졸업하고 만주 망명 후 김시현 선생님은 의열단에 가입했다. 그리고 일제 요인의 암살 등을 계획하고 경기도 경찰부의 황옥(黃鈺)과 제휴하여 거사하려다가 붙잡혀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이 황옥이라는 인물은 일제강점기 경찰로 밀정인지 위장한 독립운동가인지 설이 많다. 이 이야기를 바탕으로 영화 ‘밀정’이 만들어졌다. 그래서 그나마 김시현 독립운동가가 세상에 알려졌다.
영화 밀정을 보면서 문화의 힘을 느낀다. 이승만 암살 미수 사건으로 독립운동 공적이 지워진 채 세상에 잊혔던 김시현 선생님이 다시 빛을 발했다. ‘여명의 눈동자’라는 드라마 덕에 일제의 잔인한 통치를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미국은 영웅 영화를 만드는 것이 아닌지 생각한다. 우리나라도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를 주제로 한 제대로 고증한 영화나 드라마 만화 등이 더 많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미국처럼 영웅화하지 않아도 있는 그대로 그들의 삶을 풀어도 충분히 이야깃거리가 될 것이다. 영화나 드라마보다 독립운동가의 이야기가 더 극적일 것이다. 사실에 가까운 이야기를 만들어도 뭉클할 것이고, 상상을 더한 이야기로 바램을 담아도 아름다울 것이다.
김시현 독립운동가는 일제강점기 18년 7개월을 옥고를 치렀다. 말이 18개월 7개월이지 다른 글에서 이야기했지만, 고문이며 갇혀 있는 감옥의 열악성을 생각하면 정말 대단하게 버텼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또 김시현 독립운동가를 이야기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부인 권애라 여사이다. 독립투사라 불릴 만큼 지독하게 항일운동을 했다. 또 여성 운동의 선구자 같은 분이다. 만약 우리나라가 여성 권리 운동이 제대로 전개되었다면 이분을 높이 모시는 게 당연할 것이다.
김시현 선생님의 암살 미수 사건 후 독립운동가인 권애라 여사의 삶은 힘들었다. 가난에 시달리는 모습이 신문 기사에 나오기도 했다. 그 정도로 해방 후 한국은 독립운동가에게 박했다. 그래도 은평구에서 권애라 여사가 어린 시절을 보낸 동네라고 몇 년 전 권애라 독립운동가 거리를 조성했다니 그나마 다행이다.
해방 후 대접이 너무 박했기에 더 마음이 가는 독립운동가 김시현, 권애라 부부를 마지막으로 만나며 광복 80주년 연재를 마치려 한다. 주변에 찾아 보고 독립운동가 기념관이든 생가든 연휴에 잠시 들러보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