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벽화 제작 과정을 보여주는 벽화, 디에고 리베라 - 약산소식지 허예주 기자
디에고 리베라(Diego Rivera) 벽화를 찾아 샌프란시스코 언덕을 걸어 다녔다. 샌프란시스코 예술학교(San Francisco Art Institute) 내부에 벽화가 있다는 정보만 가지고 무작정 찾아갔다.
예술학교라서 그런지 입구 담벼락부터 아름다웠다. 화려하지 않지만 깔끔하게 학교 이름을 벽에 적고 잘 손질된 나무가 줄지어 있다. 전체적으로 스페인풍 건물 느낌이 났고 스페인 남부 지방에서 많이 보는 분수와 정원이 있는 공간도 있다. 경사면을 잘 살린 전망대도 샌프란시스코를 내다보기에 좋았다.
그리고 목적지인 디에고 리베라 벽화를 보러 갔는데 수리 중이었다. 1931년에 그린 도시를 건설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프레스코화 제작(The Making of a Fresco Showing the Building of a City)는 그림 속에 그림 그리는 모습을 보여주는 재밌는 벽화이다.
디에고 리베라는 화가이기는 하지만 프레스코화 방식 벽화 작품이 상당히 많다. 프레스코 기법은 회반죽을 칠한 벽에, 석회가 마르기 전 그림을 그리는 방식을 말한다. 그래서 이탈리아어로 신선하다는 뜻을 가진 ‘프레스코(fresco)’를 사용한다. 아마 그래서 이탈리아 파스타와 소스를 파는 기업에서 프레스코라는 이름을 사용한 것 같다. 그 제품 덕분에 프레스코는 익숙한 단어이다. 유럽 여행에서 고대부터 중세 시대 다양한 프레스코 기법을 사용한 벽화를 만날 수 있다.
언젠가 디에고 리베라와 그의 아내 중 한 명인 예술가 프리다 칼로를 보러 멕시코에 가고 싶다. 프리다 칼로는 세계 곳곳 미술관이 그림을 소장하고 있고, 디에고 리베라 벽화는 미국에도 상당히 있다.
그 벽화들은 냉전 시대 디에고 리베라 예술을 이해하는 이들 덕에 살아남았다. 디에고 리베라는 공공건물 벽에 거대한 벽화를 그렸다. 그리고 민중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예술학교는 작은 규모로 보일 저도로 2~3층 정도 높이 벽을 도화지 삼아 벽화를 그린 것도 있다. 농부나 노동자가 많이 등장하고 한 사람 두 사람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그림에 등장한다.
멕시코 출신 디에고 리베라는 공산주의당에 관심을 가졌다. 멕시코 출신이 중요한 이유는 남미 역사를 보면 자본주의에 억압당했고 그에 저항하기 위해 택한 것이 공산주의가 아니었을까 생각하기 때문이다. 자본주의에 억압당했고 아직도 많은 남미 나라는 자본주의 대기업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안다.
디에고 리베라 그림을 처음에는 강한 느낌 때문인지 그다지 눈여겨보지 않았다. 보수적인 예술 감상자로 선전물 같은 느낌이 들어 조금 멀리했던 것 같다. 사실 이름도 기억 못 했던 것 같다. 관심을 가졌던 것은 프리다 칼로 덕분이다. 인생에서 큰 사고를 두 번 겪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프리다 칼로, 그녀가 사랑하는 이로 말하기도 하지만 존중하는 화가로도 나온다. 프리다 칼로가 십대 시절 그는 이미 멕시코에서 유명한 예술가였다.
그가 대단한 이유는 뛰어난 예술 실력을 갖추고 있었을 뿐 아니라 행동하는 멕시코인이기 때문이었다. 민중과 농민의 삶이 대단하다고 묘사하는 화가였다.
현재 샌프란시스코 예술학교는 소유주가 바뀌고 이름이 바뀌었다. California Academy of Studio Arts로 CASA로 불린다. 재정의 어려움을 겪고 파산 신청한 후 로렌스 파웰 잡스(Laurene Powell Jobs)라는 사람이 사들였다. 예술학교에서 예술센터로 바꾸었고 일년간 젊고 유망한 예술가들에게 공부할 기회를 준다.
그러면서 이곳이 시작이 학교가 아니라 예술가의 모임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러니까 건물이 그렇게 아름다웠구나 생각이 들었다. 보통 유럽이나 유럽을 따라한 미국 대학교 건물은 학교 답게 고풍스럽고 아름답다. 그런데 이곳은 학교라기보다 예술 공간 같은 느낌이 더 들었다. 디에고 리베라 벽화가 있는 곳도 디에고 리베라 갤러리로 재학생들이 전시하곤 했던 공간이다.
갤러리는 새로 단장하고 대중을 맞이한다. 예전과 다른 분위겠지만 조금 더 시끄러워질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벽화를 계속 지켜나가려면 기금이 필요하고, 예술을 이해하는 기부자들 덕에 벽화는 계속 지켜질 것 같다. 이미 가진 것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것, 우리 문화를 소중히 여길 줄 아는 것도 후손들이 할 일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