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트로폴리탄 2층 American Wing 전시실 - 약산소식지 허예주 기자
개인적으로 그림 보기를 좋아해서 조금 크다 싶은 미술관도 한 번에 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막판에 너무 힘들어져서 다 보지 못하고 나왔다. 그만큼 광대하고 폭넓은 소장품이 있는 미술관이다.
이렇게 넓은 미술관에서 아직도 기억에 남는 것은 '마담 X(Madame X)'라는 작품이다. 존 싱어 서전트(John Singer Sargent)라는 화가가 그림 작품이다. 예술을 체계적으로 배운 게 아니지만, 여행 다니며 한 명씩 마음에 드는 예술가나 작품을 찾으며 알아가는 게 재미있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나는 존 싱어 서전트라는 초상화에서 특히 두각을 나타낸 화가를 한 명 알았고, 다음에 그의 작품을 금방 알아차리게 되었다.
다른 곳보다 왜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그를 알게 되었는지 생각해 본 적이 있다. 개인적으로 전시 장소가 너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2층을 올라 미국 익면(American Wing)을 가려 고개를 돌리는 순간 그림 하나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검은색 옷을 입은 흰 살결의 여인이 전시실 입구에 서 있다.
이 여인은 프랑스 은행가 아내 피에르 가토 부인(Madame Pierre Gautreau)으로 존 싱어 서전트가 그리고 싶어서 그린 대상이다. 거의 모든 화가가 그렇듯이 그도 의뢰받아서 초상화를 그린 경우가 많았으나 이 인물은 본인이 그리고 싶어서 그린 인물이다.
그녀의 얼굴은 옆으로 향하고 있고 잘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그녀가 아름답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무엇인지 생각해 봤다. 아름답다기보다 매력적이랄까 우아하다는 게 더 맞는 단어인 것 같다. 우아하게 서 있는 자태만으로 아름답다고 느낄 수 있다.
그림에서 그녀는 자신에게 어울리는 모래시계 모양 드레스를 입고 있다. 그리고 검은 드레스는 그녀의 흰 피부를 더 눈에 띄게 한다. 화장도 공들여서 한 것으로, 당시 구할 수 있는 화장품을 구해서 나름 화장을 한 모습이다.
어른이 되면 이런 게 필요하다는 생각을 조금 늦게 한 적이 있다. 자신이 타고난 것을 최대한 살려서 아름답게 꾸미고 다니는 것은 필요한 것 같다. 남이 아닌 자신의 만족을 위해서 그게 필요한 것 같다. 겉과 속이 다 아름다운 것, 자신에 대한 올바른 자긍심을 갖고 있는 것이 인생에서 필요한 것 같다. 이게 겉에만 치중하면 허영이 되는 것 같지만 적당한 균형감으로 안과 밖 모든 미를 추구하는 것은 필요하다. 또 어느 나이가 넘어가면 내면의 미가 얼굴의 인상을 만들기도 한다. 우스갯소리로 성형 수술을 다 할 수 있지만, 눈빛만큼은 바꾸지 못한다고 한다.
자기를 꾸미는 것에 게을러지기 시작하면 부지런해지기 힘들다. 내가 잘 꾸미고 나간 날은 나도 모르게 허리를 꼿꼿이 펴고 당당해지기도 한다. 직장 생활하면서, 특히 한국인 중 출근하며 완벽한 화장과 머리를 하고 다니는 분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익숙해지면 시간이 덜 걸린다고 하지만 아침에 잠을 줄이고 자신을 꾸미는 데 시간을 보내는 것은 어쨌든 대단한 것이다.
그림이 유명한만큼 많은 이야기가 있다. 그 중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누리집에서 이야기한 것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다.
첫째는 ‘마담 X’라는 성명 미상의 부인이라고 제목이 알려졌지만, 그녀가 누구인지 그림이 처음 그려졌을 때부터 다 알았다.
두 번째로 첫 선보였던 그림은 드레스 어깨끈 오른쪽이 흘러내렸고 이를 후에 다시 고쳤다. 의뢰를 받은 그림이 아니라, 본인 그림으로 화가가 계속 고쳐나간 그림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자기 최고의 작품이라고 말하기까지 했다고 한다.
세 번째로 그림을 마음에 들어 했던 부인이 출품 후 그림을 전시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출처: https://www.metmuseum.org/ko/exhibitions/listings/2015/sargent-portraits-of-artists-and-friends/blog/posts/where-is-madame-x - 발췌 및 번역:약산소식지 허예주 기자
이 그림을 보고 나서 여인의 나이는 모르겠지만 꼿꼿한 자세로 서 있는 그녀의 매력적인 모습이 한동안 남았다. 그리고 존 싱어 서전트를 알게 되었다. 그는 아이부터 어른까지 다양한 연령대를 그렸다. 주변 지인도 많이 그렸고 아름다운 여인도 많이 그렸다. 개인적으로 그의 그림 속 인물들은 눈빛이 살아 있다. 뭔가 이야기를 담고 있는 눈으로 관람객을 바라본다. 그 묘한 느낌은 존 싱어 서전트 화가만이 가진 능력이 아닐지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