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뉴스에서 이야기하는 오버투어리즘
윤석열 정부에서 국내 관광 활성화를 위해 중국 단체관광객 무비자 시범 시행을 검토해왔고 최상목이 권한 대행이 허용한 중국인 단체 관광객 무비자가 3분기 시작되었다. (관련 기사: https://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1188019.html) 중국 무비자로 이런저런 말이 있다. 중국 무비자가 된다는 말을 듣는 순간, 몇 년 전 제주 무비자로 제주공항이 쓰레기장이 되었다는 기사(관련기사: https://www.hani.co.kr/arti/area/area_general/782574.html)가 생각났다. 관광객 수가 늘면 좋을 거라는 생각은 나는 단순하다고 생각한다.
모든 정책에는 질적 평가와 양적 평가가 이루어져야 하고, 정책을 만들 때는 양적 팽창만이 아닌 질적 향상에 대해서도 고려해야 한다. 이런 균형을 맞춰 가는 것이 선진국이고, 양적 팽창만 신경 쓰는 것은 후진국이라고 생각한다.
2018년 세계적 관광지 보라카이는 6개월간 폐쇄하고 대대적인 청소를 시행했다. 관광객이 많아지면 당면하는 문제가 많은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쓰레기 처리 문제일 것이다. 사람이 모여 사는 도시는 여러 가지 기반 시설이 필요하다. 물을 공급하고 처리하는 상하수도, 사람이 배출하는 쓰레기를 처리하는 시설, 차가 다니거나 머물 수 있는 도로와 공간까지 정말 많은 것이 필요하다.
상시 거주하는 주민뿐 아니라 잠시 머물다 가는 관광객을 위해서도 이런 제반 시설이 필요하다. 이런 시설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비용이 필요하다. 거주 주민들은 상하수도 전기 등 공과금을 내고 정부는 쾌적한 삶을 위해 이런 것들을 잘 처리해야 한다.
그러나 기반 시설이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초과하면 문제가 생긴다. 도시에 쓰레기가 제 때 처리되지 못하고 물이 부족해지고 도로가 혼잡해진다. 이는 거주민들에게 불편을 초래하기 시작한다.
서구에서는 몇 년 전부터 ‘overtourism’, 과잉 여행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었다. 다른 의미로 도시가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을 넘어 관광객이 지나치게 몰려드는 상황이다.
프랑스 파리(Paris)라든지 일부 유럽 도시가 관광객 수를 제한하겠다고 말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오만하다고 비난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나는 이해가 가는 면이 있다. 몇 년 전 교토 단풍 보고 싶어서 다녀온 적이 있다. 일본은 그전에도 몇 번 간 적 있었지만, 단풍철이라 해도 관광객이 너무 많았다. 버스에 비해 사람이 너무 많아서 직원이 나와서 정리를 할 정도였다.
아라시야마라는 관광지에 갔을 때 너무 복잡해서 관광 거리를 피해 조금 한적한 곳으로 빠져나와 커피 한잔을 마셨다. 너무 많은 관광객에 진이 빠져서 약간의 휴식이 필요했다. 동네 카페 같은 곳이라 앉아 있으니 곧 동네 사람이 와서 주인과 수다를 떤다. 어쩌다 끼어서 같이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많은 관광객 수가 너무 많아서 불편하다는 것이다.
집 앞에 무단 주차한 차들 때문에 차를 뺄 수 없고, 동네에서 외곽으로 나가는 길이 다 막혀 차를 가지고 전혀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이다. 또 대중교통도 사람으로 꽉 차서 볼일 보러 다니는 게 너무 힘들다는 하소연이었다.
이 불편하다는 감정이 몇 년 반복되다 보니 이제 짜증이 나고 정부에서 관광객수를 제한하던지 뭔가 방법을 마련했으면 좋겠다는 말까지 나왔다.
우리나라는 이런 상황을 예측하고 무비자를 한 것인지 묻고 싶다. 제주도 관광 시작은 단체 관광객 특히 외국 단체 관광객이었다. 우리나라 거의 모든 관광지가 이렇게 시작되어 관광호텔이 만들어지고 단체 관광객 식당이 만들어졌다. 이런 게 아직도 남아서 1인 여행자가 불편한 지점이 상당히 많다.
제주도가 외국 단체 관광객이 줄자 한국 단체 관광객을 유치했다. 하지만 해외여행이 자유로워지고 인터넷 발달로 한국 단체 관광객도 줄었다. 그러자 눈을 돌린 게 중국 단체 관광객이었다. 아직도 관광객 수를 늘리는 게 목적인 것 같다.
제주도 여행이든 국내 여행 중 가끔 나를 불편하게 하는 것은 뜨내기로 보고 대하는 것이다. 사실 관광의 질적 향상을 위해서는 여행 온 사람이 또 그곳을 와서 단골이 되는 것이다.
관광객은 유명한 곳만 보고 가지만 여행자는 자기 취향이 있다. 그게 사람마다 다르고 자기 취향에 맞는 무언가를 발견하면 반복해서 그 장소를 간다. 서구 여행자들 중 같은 장소를 해마다 휴가철마다 가는 사람들도 있다. 어릴 때 부모랑 놀러 가던 곳을 어른이 되어 친구들과 가고 또 결혼해서 가족들과 간다.
개인적으로 이런 여행자를 찾는 게 일회성 관광객보다 나을 거로 생각한다. 반복해서 그 장소를 오는 사람은 추억의 장소라 함부로 대하지 않는다. 일회성으로 왔다가는 곳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쓰레기 함부로 버리고 고성방가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우리는 추억이 담긴 물건을 함부로 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잠깐 쓰고 버릴 거로 생각한 물건은 막 대하다 쉽게 버린다.
하와이나 핀란드 자치령 섬 올란드는 관광객 수를 제한한다. 관광이 주 수입원이지만 자연을 보호하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우리 금수강산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을 더 많이 받을지, 일회성 물건처럼 쓰다 버릴 사람을 더 많이 받을지 생각해 볼 지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