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 근현대사 /일제강점기 ]
새마을운동은 어디에서 시작됐나… 일제 농촌진흥운동과의 연속성 논쟁
운영 방식은 닮았지만 목적과 시대적 배경은 달라… 역사학계 “유사성과 차이 함께 봐야”
[약산소식지 = 권용진 기자]
1970년 출범한 새마을운동은 대한민국 경제성장 과정에서 농촌 근대화를 이끈 대표적인 국가 정책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새마을운동이 1930년대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가 추진했던 농촌진흥운동과 운영 방식이 유사하다는 점을 들어 두 정책의 연속성을 주장하기도 한다.
역사학계는 두 운동이 행정 조직과 주민 동원 방식에서는 일정 부분 공통점이 존재하지만, 추진 목적과 시대적 배경은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견해를 대체로 제시하고 있다.
마을 단위 조직 운영은 비슷
조선총독부는 1932년부터 농촌진흥운동을 실시했다.
당시 운동은 마을 단위 조직을 중심으로 행정기관이 직접 관리했으며, 지역 지도자를 선발해 주민들을 조직적으로 동원하는 방식이었다.
근로와 절약, 공동노동, 생활개선을 강조했고, 행정기관이 계획을 수립해 하향식으로 추진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었다.
1970년 시작된 새마을운동 역시 마을 단위 조직을 기반으로 정부가 정책을 주도했다.
새마을지도자를 육성하고 주민 참여를 독려했으며, 근면·자조·협동을 핵심 가치로 내세웠다.
이 같은 운영 구조 때문에 두 정책 사이의 제도적 유사성이 자주 비교된다.
정책 목적은 큰 차이
그러나 역사학자들은 가장 중요한 차이는 정책 목적이라고 설명한다.
조선총독부의 농촌진흥운동은 식민지 통치를 안정시키고 농업 생산력을 유지하며 전시 동원 체제를 뒷받침하기 위한 식민통치 정책의 성격이 강했다.
반면 새마을운동은 한국전쟁 이후 낙후된 농촌을 현대화하고 주민 소득을 높이며 국가 경제발전을 촉진하기 위한 개발 정책으로 추진됐다.
정치 체제와 시대적 환경 역시 크게 달랐다.
농촌진흥운동은 일제 식민지배 체제 아래 시행됐고, 새마을운동은 산업화를 추진하던 대한민국 정부가 국가 개발 전략의 하나로 실시했다.
주민 참여 방식도 차이
두 운동 모두 주민 조직을 활용했지만 주민 참여 방식에서도 차이가 나타난다.
농촌진흥운동은 행정기관의 통제 아래 주민을 동원하는 성격이 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새마을운동은 정부 주도 정책이었지만 주민 스스로 사업을 추진하도록 유도하고, 마을별 경쟁과 인센티브를 활용해 참여를 확대하려 했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는 연구도 적지 않다.
다만 새마을운동 역시 국가 주도의 강한 행정력이 동원됐다는 점에서 비판적 평가도 함께 존재한다.
역사학계 "단순 동일시는 어렵다"
국내 역사학계는 운영 방식의 일부 유사성만으로 두 정책을 동일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조직 운영과 지도자 육성, 공동노동 장려 등에서는 일정한 제도적 연속성을 찾을 수 있지만, 식민지 통치 정책과 국가 근대화 정책이라는 목적의 차이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학계에서는 새마을운동을 평가할 때 경제개발과 농촌 생활 개선에 기여한 측면과 함께 국가 주도 개발정책의 한계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주요 1차 사료
- 『조선농촌진흥운동요강』
- 『조선총독부 관보』
- 『조선농회보』
- 『새마을운동지침』
- 새마을운동 초기 정부 훈령
- 새마을운동중앙회 발간 초기 자료
새마을운동과 일제 농촌진흥운동은 운영 방식에서는 일부 유사성이 확인되지만, 이를 곧바로 동일한 정책으로 규정하기는 어렵다. 역사적 평가는 제도의 형태뿐 아니라 추진 목적, 정치체제, 시대적 배경을 함께 고려하는 종합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 현재 역사학계의 일반적인 견해다.


